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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좋은* 글

당신, 참 애썼다.

 

        당신, 참 애썼다. 나는 이제 안다.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 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에 지쳐, 당신에게 눈물 차오르는 밤이 있음을 나는 또 감히 안다 당신이 무엇을 꿈꾸었고, 무엇을 잃어 왔는지를 당신의 흔들리는 그림자에 내 그림자가 겹쳐졌기에 절로 헤아려졌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어갔지만 끝내 가버리던 버스처럼 늘 한 발짝 차이로 우리를 비껴가던 희망들 그래도 다시 그 희망을 쫓으며 우리 그렇게 살았다. 당신 이마에 손을 얹는다 당신, 참 열심히 살았다 내 이마에도 손을 얹어다오 한 사람이 자신의 지문을 다른 이의 이마에 새기며 위로하는 그 순간,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모두 떨어져 나가고, 거품처럼 들끓는 욕망에 휘둘리느라 제대로 누려 보지 못한 침묵이 우리를 품어 주리라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부디 당신이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았기를 두 손 모아 빈다. - 정희재 著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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