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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진그림

수선화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수선화 / 이해인


초록빛 스커트에
노오란 블라우스가 어울리는
조용한 목소리의
언니 같은 꽃


해가 뜨면
가슴에 종(鐘)을 달고
두 손 모으네

향기도 웃음도
헤프지 않아
다가서기 어려워도
맑은 눈빛으로
나를 부르는 꽃


헤어지고 돌아서도
어느새
샘물 같은 그리움으로
나를 적시네





수선화 - 류시화

 
여기 수선화가 있다, 남몰래
숨겨 놓은 신부가

나는 제주 바닷가에 핀
흰 수선화 곁을 지나간다

오래 전에 누군가 숨겨 놓고는 잊어 버린
신부 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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