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 박힌 가시
아침에 바지를 갈아 입는데
왼손 집게 손가락 끝이 따끔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손끝에 작은 가시가 박혔더군요.
어디서 박힌 걸까요?
어제 하루종일 나무조각이라곤 잡아본 적이 없는데...
가시를 뽑아야 겠다는
생각에
쪽집게를 찾아 손가락과 씨름을 해 봅니다.
눈에 보일듯 말듯 꼭 박혀있는 가시는 쉽게 나오지 않더군요.
마음은 급한데 가시는 나오지 않고.......
그냥 둘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슴 한가운데 박혀있는 그리움도 뽑아내질 않고
사는 놈이 손끝의 가시하나 뭐 대술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렇지만 다시 고쳐먹고 손끝에 있는 신경을 다 집중했습니다.
결국 피를 보고야 가시를 뽑아냈네요...
뽑고나니 가시가 생각보다 너무 작더군요.
티끌보다도 작은 해당화 가시였습니다.
이렇게 작은 가시 하나가 내 몸에 들어와서
불편하게 했군요.
내 것이 아닌것은 내 안에 들어오면
이렇게 불편하게 하나 봅니다.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한 욕심도,
내가 아닌 다른이에 대한 그리움도
모두 가시처럼 뽑아내 버리면 아픔없이 살아갈 텐데요......^^ *
...................................................................
가시 ....이 형 진
손끝에 박힌 가시를 뽑지만
은밀하게 살 속을 파고드는 게
뒤틀린 쐐기처럼 뽑히지
않는다.
밤이
깊어지면서,
가시가 점점
수초처럼
흐느적거리더니
쑤욱쑥 자라나
뿌리를
뻗치고 있다.
진실을 가린 채
독버섯이 무성한 음지에서
벌레 먹은 선악과가 떨어져
부활을 꿈꿀 때
찔리는 양심은
피 흘리는 손가락,
신음하는 입과 주시하는 눈
어둠 속, 삶의 길을 밝히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21.FEBRUARY.2015 정효(Jace)
音:가시나무 새/ 자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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