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
김계정
일 년을 살아낸 공로 오롯이 담은 한 그릇
기억으로 환산 못한 한 살의 나이 값을
숟가락 가벼운 만큼 쉽게 삼킬 수 있을까
한숨 쉬며 지나오던 아찔한 순간마다
모든 날의 발자국이 찍어놓은 숨결마다
오늘도 잘 살았다며 끌고 갔던 또 하루
뱃속에 뜨거운 침묵 간절함이 담겼다면
더한 나이 고마워 잠시 한 번 돌아본다면
한 살의 무게에 눌려 울음 울 일 없을까
소복이 담긴 결심도 가득히 품은 소원도
넉넉한 마음 안에 넘치도록 담지 않고
닦아서 빛나는 그릇 채우고 다시 비운다
《시조미학》 2019.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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