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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좋은* 시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 / 류시화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 / 류시화 나에게 부족한 것은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였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때 한쪽으로 비켜서 있는 이들 봄의 앞다툼 속 먼 발치에 피어나는 무명초 하루나 이틀 나타났다 사라지는 덩굴별꽃 중심에 있는 것들을 위해서는 많은 눈물 흘리면서도 비켜선 것들을 위해서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산 자들의 행렬에 뒤로 물러선 혼들 까만 씨앗 몇 개 손에 쥔 채 저만치 떨어져 핀 산나리처럼 마음 한 켠에 비켜서 있는 이들 곁눈질로라도 바라보아야 할 것은 비켜선 무뉘들의 아름다움이였는데 일등성 별들 저 멀리 눈물겹게 반짝이고 있는 삼등성 별들이었는데 절벽 끝 홀로 핀 섬쑥부쟁이처럼 조금은 세상으로부터 물러나야 저녁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 아 .... 나는 알지 못했다. 나의 증명을 위해 수많은 비켜선 존재들이 필요했다는 것을 언젠가 그들과 자리바꿈할 날이 오리라는 것을 한족으로 비켜서기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버켜선 세월만큼이나 많은 것들이 내 생을 비켜 갔다. 나에게 부족한 것은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였다. 아무도 보지않는 곳에서 잠깐 빛났다. 모습을 감추는 것들에 대한 예의였다. _ 류시화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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