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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좋은* 시

흐린 날이 난 좋다 / 공석진



흐린 날이 난 좋다. / 공석진 흐린 날이 난 좋다. 옛 사랑이 생각나서 좋고 외로움이 위로 받아서 좋고 목마른 세상 폭우의 반전을 기다리는 바람이 난 좋다. 분위기에 취해서 좋고 눈이 부시지 않아서 좋고 가뜩이나 메마른 세상 눅눅한 여유로움이 난 좋다. 치열한 세상살이 여유를 갖게 해줘 좋고 가난한 자 마음 한 켠 카타르시스가 좋다. 그리움을 그리워하며 외로움을 외로워하며 누군가에 기대어 쉴 수 있는 빈 공간을 제공해 줘서 흐린 날이 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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