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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좋은* 시

봄의 금기사항 / 신달자

 

 

 

봄에는 사랑을고백하지 마라
그저 마음 깊은 그 사람과
나란히 봄들을 바라보아라.

멀리는 산벚꽃들 은근히
꿈꾸 듯 졸음에서 깨어나고
들녘마다 풀꽃들
소근소근 속삭이며 피어나며


하늘 땅 햇살 바람이
서로서로 손잡고 도는 봄들에 두 발 내리면
어느새 사랑은 고백하지 않아도
꽃 향에 녹아
사랑은 그의 가슴속으로 스며 들리라.

 

사랑하면 봄 보다 먼저
온몸에 꽃을 피워내면서
서로 끌어안지 않고는 못 배기는
꽃술로 얽히리니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무겁게 말문을 닫고
영혼 깊어지는 그 사람과
나란히 서서
출렁이는 생명의 출항
파도치는 봄의 들판을
고요히 바라 보기만 하라.

 

봄의 금기사항 / 신달자

 

 

 

이맘때만 되면 시집과 소설책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던 

어수룩한 내 젊음 시절이 자꾸만 생각난다.

내가 살던 고향 예배당 뒷산에는 봄이 되면  목련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그림처럼 벚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곤했었다. 

그 사이로 지나다닐 때마다

내 안에 무언가가 어찌나 간질간질 했던지.

그 시절 나는 아마도 봄의 금기 사항인

지독한 사랑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대상도 불분명한 그 사랑 때문에 지독한 봄앓이를 했던 기억이 난다.

오랜만에 이 시를 대하니 반갑게도 봄의 기억과 함께 봉인 되었던

예전 추억도 함께 떠올라 한참 즐거운 해후를 나누었다. .......^(^ 

 




정효(JACE)

FOEM:봄의 금기사항/신달자

TABOOS OF SPRINGDAY/SHIN DALJA

MOSIC: 그쟈/최백호

OF COURSE/CHOI BAEK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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